기후위기 시대의 지속가능한 농업

기후위기 시대의 지속가능한 농업
기후위기 시대의 지속가능한 농업

기후변화가 부른 ‘비상사태’…농지 황폐화와 생태계 교란, 지속 가능한 대안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가까이 상승한 가운데, 이러한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놓여 있는 것이 바로 농업이다. 농업은 기후변화의 주요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이며, 우리가 매일 접하는 식탁의 이면에는 복잡한 환경적 대가가 숨어 있다. 특히, 산업농 중심의 화학 집약적 농법은 탄소배출 증가, 토양 생물 다양성 감소, 지하수 고갈, 비료·농약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 다양한 환경 위기를 초래해 왔다.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한가? 이런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는가?

온실가스 배출원으로서의 농업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33%가 농식품 시스템에서 비롯된다는 FAO(유엔식량농업기구)의 최근 보고는 농업이 더 이상 피해자만은 아님을 알려준다. 특히 비료 사용으로 인한 아산화질소 배출과 가축 분뇨에서 나오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몇 배 강력한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다. 국내 농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1/3 이상이 화학비료 사용과 논벼 재배에서 비롯되며, 이는 한국 기후환경 변화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관행농 중심의 농법은 단기적인 생산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토양과 대기의 균형을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킨다.

토양 황폐화와 생물다양성 붕괴

무분별한 경작과 집중적인 농약·비료 살포는 토양 유기물 함량 감소와 지력 저하, 그리고 미생물 군집 붕괴를 초래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농경지 중 40% 이상이 적정 유기물 수준을 밑도는 상태이며, 일부 지역은 토양 산성화로 작물 생장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곧 농민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지역사회 경제에도 타격을 준다. 더불어, 환경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농업 유역에서 흘러나온 화학물질이 하천 생태계의 1차 생산자를 빠르게 감소시켜 어류 개체수 급감 등 먹이사슬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녹색 사막화(Greendesertification)' 현상은 생물다양성 위기와 맞물려 식량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 된다.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의 전환 시급

문제 해결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니라 농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에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전체 농지의 25%를 유기농법으로 전환하는 목표를 세웠으며, 일본·대만 등도 기후스마트농업 및 저투입농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 중이다. 국내에서도 소규모 친환경 농가들이 유기순환농업, 논 타작물 재배, 로컬푸드 직거래 등을 통해 건강한 생태 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전북 고창의 한 유기농 협동조합은 퇴비 중심의 농법을 운영해 지력 회복과 병해충 감소에 성공, 토양 생물 종 수가 2배 이상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친환경 농정의 확대 지원이 절실하다.

소비자의 선택이 만드는 식량 정의

생산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소비다. 소비자가 **친환경 인증 농산물과 지역 농산물(로컬푸드)**을 적극 선택할 때,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은 가속화된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친환경 농산물 소비가 많은 지역일수록 지역 내 전환농가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청년농, 여성농 등 다양성·포용성을 갖춘 지속가능 농업 공동체가 그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경기도의 ‘학교급식 로컬푸드 의무 사용’ 정책은 지역 경제 회복과 탄소저감 효과를 동시에 입증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의 식탁이 곧 기후 행동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매일 소비하는 식재료 중 친환경·무농약·제철·지역 농산물을 의도적으로 선택하자. 둘째, 유기농업과 지속 가능한 농업 정책을 용기 있게 지지하고, 지역 사회의 식량 주권 운동에 동참하자. 셋째, <다큐 ‘내일’을 비롯한 지속가능한 농업 관련 콘텐츠>를 통해 더 깊이 있는 학습과 토론을 실천하자. 우리의 일상에서 시작된 작은 습관이, 미래 세대를 위한 건강한 토양과 푸른 물을 지키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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