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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농업

농약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농업

새로운 농약 도입, 기후위기 시대에 해답일까? – 환경위험 경고 속 지속 가능한 농업 대전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농약 오남용 등 농업이 직면한 복합적 환경 위기는 단순히 농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위기는 생태계와 건강, 식량 안보 전반을 위협하는 전 지구적 사안입니다.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신규 제초제 ‘디플루페니칸(Diflufenican)’의 등록을 제안했다는 발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되새기게 합니다. 겉보기엔 작물 생산성과 저항성 향상을 위한 과학적 선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면에는 수많은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농사를 짓고 있으며, 다음 세대에 어떤 환경과 먹거리를 남길 것인가?

새로운 제초제, 이익인가 위험인가

디플루페니칸은 콩·옥수수 재배지를 대상으로 광엽 잡초 제어에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개발되었으며, EPA는 이를 종합적 방제(IPM)와 저항성 관리 프로그램에 유용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농약이 단일한 해충 방지 수단으로 이번에도 약물 순환을 전제로 허용됐다는 점입니다. 이미 미국 농지의 다수에서는 ‘슈퍼잡초’로 불리는 파머 아마란스(Palmer amaranth)와 같은 종류가 기존 제초제에 저항성을 갖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새 제초제를 순환시키는 접근은 뿌리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버티기’ 전략입니다. 번역하면, 지금 당장의 수확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토양 생태계와 재배 환경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에 미치는 영향, 환경 리스크는 유효

EPA의 생태 독성평가에 따르면, 디플루페니칸은 인간 건강에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결론지었지만, ‘Endangered Species Act’에 따라 최소 1개 이상의 멸종위기 동·식물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LAA(Likely to Adversely Affect)’ 판정을 받았습니다. 비록 조류, 포유류, 어류에 대한 급성·만성 독성 우려는 낮다고 평가되었지만, 토양 내 생물다양성과 식물군에 대한 영향은 명확히 존재합니다. 과연 이러한 위험을 제초제 사용 지침 한 줄로 통제할 수 있을까요?

농약 의존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노력과 교훈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2019년 ‘지속가능한 농약 축소 보고서’에서 농약 사용량을 줄이고 전환농법(organic transition)을 확장해야 식량 시스템이 생물다양성과 인간 건강을 함께 보전할 수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전체 농약 사용량 50%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고, 프랑스는 2009년 이후 농약 사용량을 거의 절반 가까이 줄이는 실험을 통해도 생산성 유지가 가능함을 실증했습니다. 이는 기술이 아닌 농법의 선택과 정책 의지, 소비자의 의식 전환에서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속 가능한 대안은 이미 존재한다

디플루페니칸과 같은 특정 화학물질에 의존하지 않고도 친환경 작물 순환, 혼작, 정밀농업, 생물농약 등 통합적 생태 기반 방재 전략은 이미 많은 지역에서 실천되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가 도입한 친환경 벼농사 드론 방제체계, 충북 진천의 자급 기반 자연농업 모델은 물과 토양을 보호하면서도 지역민의 식량 주권 확보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례는 중요한 사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라는 점입니다.

가장 강력한 변화는 먹거리 선택에서 시작된다

우리 밥상이 바로 우리가 지지하는 농업 방식을 보여줍니다. 매일 무엇을 선택할지, 어디서 온 식재료인지, 어떤 농법으로 키워졌는지를 살피는 것이 곧 정책보다 더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은 명확합니다.

  • 로컬푸드 직거래장터나 학교급식센터를 활용한 지역 농산물 소비
  • 유기농 인증 농산물 우선 구매
  • 친환경 농업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후원
  • 농약 관련 정책 입법에 시민의견 제출 및 의견 개진
  • <푸드, 주식회사>, <씨앗의 승리>, <늑대와 향신료 농법 이야기> 등 농업 관련 다큐 및 서적 시청/독서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와 생태 위기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농약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지지하는 소비행동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 기반을 지키는 사회적 실천입니다. 건강한 땅 없이는 건강한 먹거리도, 건강한 미래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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