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산업의 대중화는 곧 레저의 확장 – '크리에이티브 팝업'이 만든 새로운 여가 경험의 지형도
‘광고는 더 이상 메시지가 아니라 경험이다’. 이 명제가 현실이 된 공간이 있다. 바로 2025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가 시민을 위한 레저형 콘텐츠로 선보인 ‘크리에이티브 팝업’이다. 올해 처음으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개최된 본 행사는 광고라는 산업 콘텐츠를 대중의 여가 활동으로 전환시키며, 경험 기반 콘텐츠가 레저 시장에서 어디까지 확장 가능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단순히 구경하는 전시를 넘어, 시민이 직접 보고 듣고 사유하도록 설계된 이 구조는 ‘지금 여가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일상의 재해석’이라는 답을 제공한다. 광고와 마케팅이 특정 제품을 홍보하는 기능적 산업을 넘어, 창의적 영감과 사회적 가치, 그리고 레저형 여가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 콘텐츠의 레저화 – 광고가 전시가 되고, 전시가 여가가 된다
크리에이티브 팝업은 ‘세상을 바꾸는 창의적인 광고’를 주제로, 세계 각국의 수상작을 중심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전시를 구성했다. 과거에는 이러한 콘텐츠가 업계 관계자 전유물로 머물렀지만, 이제는 일반 시민도 누릴 수 있는 오픈 인프라로 확장되며 산업 콘텐츠의 레저화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이는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들이 도시형 체험 프로그램을 빠르게 카테고리화하고, 지역 콘텐츠化하는 흐름과도 맞붙는 지점이다. 실내 전시이면서도 ‘도심 속 문화 워케이션’의 동선 내에 쉽게 배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체류형 관광과 연계된 레저 상품으로의 확장성 또한 보유했다.
여가의 핵심은 ‘경험’이 아닌 ‘참여’다 – MZ세대형 프로그램 구성의 전략
본 행사의 중심은 수동적 관람이 아니라 능동적 참여였다. 시민을 위한 무료 입장이 과감히 적용되었고, 전문가 특강은 광고나 마케팅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층을 직접 겨냥했다. 세션별 주제도 ‘ESG 브랜딩’, ‘Solvertising’, ‘AI 광고 생존기’ 등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으며, 현장 중심의 사례 공유와 실용 콘텐츠로 채워졌다.
최근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여가 선택 시 경험의 깊이와 감정적 몰입을 가장 중시한다. 문맥 없는 OTT 콘텐츠보다 직접 체험 가능한 프로그램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크리에이티브 팝업은 그들이 원하는 ‘지적 체험 콘텐츠’에 가까운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이처럼 정보성, 취미성, 진로성과 레저성이 교차되는 구조는 대중 참여형 지식 체험 전시라는 콘텐츠 카테고리를 성립시킬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전문 산업과 지역 관광의 브릿지를 만드는 플랫폼형 기획이 시장에 요구되고 있다.
AI, ESG, 로컬 큐레이션 – 여가 콘텐츠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다
광고 업계 트렌드를 반영한 강연은 단지 업계인을 위한 정보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통찰이 됐다. ‘AI는 도구다, 크리에이티브는 무기다’라는 대홍기획 세션은 AI 기술이 여가 콘텐츠 기획 및 운영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줬고, ‘ESG 브랜딩’ 테마는 지속 가능한 지역 콘텐츠 개발에서 핵심 가치로 작용하는 ESG 접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런 흐름은 관광정책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KTO)의 ‘지속가능관광 기본전략(2023)’에서도 로컬 체험 콘텐츠 개발과 ESG 기반 레저 콘텐츠 운영 강화를 주요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크리에이티브 팝업은 이와 전적으로 맞물리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레저 시장 기획자와 지역 콘텐츠 운영자가 주목할 실질적 인사이트
2025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는 지역행사가 어떻게 대중의 여가로 재편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전환점이었다. 전시 콘텐츠, 산업 트렌드, 지역 공간, 오픈 참여형 운영을 결합해 탄생한 이 '레저 콘텐츠'는 단지 행사를 넘어선 새로운 상품이었다.
레저 산업 종사자에게 이 사례는 명확한 시사점을 준다.
- 첫째, 산업의 지식 콘텐츠도 체험기반 레저로 전환 가능하다. 전시 단위가 아닌 ‘몰입형 세션’, ‘인터랙티브 경험’으로 포장하라.
- 둘째, 지역 행사는 ESG, AI 등 사회적 키워드를 콘텐츠와 결합해 이야기의 확장성을 확보해야 한다.
- 셋째, 도심 축제형 행사는 OTA 연계 상품으로 상품화할 수 있다. 호텔, 맛집, 워케이션과의 접점 구성은 필수적이다.
레저는 이제 삶의 방식이자, 콘텐츠 기반 경제의 핵심 축이다. 체험을 넘어선 가치를 담는 여가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팝업’ 같은 사례가 다시금 업계에 묻고 있다. “당신이 만드는 콘텐츠는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남기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