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활성화, 지역형 레저 콘텐츠가 된다 – 소비자 체험을 통한 상생 운영 모델 주목
“지금 우리의 여가, 진짜 로컬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낯설지 않다. 최근 인천 부평구의 3개 전통시장이 연합해 고객 사은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사례는, 단순한 판촉을 넘어 지역 기반 레저 콘텐츠가 어떻게 체험 중심의 소비와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부평종합시장, 부평깡시장, 진흥종합시장이 공동 기획한 이번 행사는 경품, 문화공연, 할인 행사 등이 어우러지며 전통시장이 다시 '여가의 장'으로 주목받는 가능성을 드러냈다.
전통시장이 ‘레저의 무대’가 되는 이 변화에는 중요한 흐름이 숨어 있다. 레저는 더 이상 특별한 공간에의 이동이나 여행만을 뜻하지 않는다. 일상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지역형 콘텐츠가 현실적 여가 소비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지역 밀착형 체험 레저로 진화하는 전통시장
이번 부평 합동 행사는 MZ세대와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리얼 로컬’을 경험시키는 창구였다. ‘한마음 가요제’와 즉석 경품 이벤트 같은 콘텐츠는 단순한 판촉 이벤트로 그치지 않았다. 이는 공연·시장·바자회를 결합한 ‘복합형 체험 공간’을 제공하며, 여가의 ‘몰입 가치(Immersive Value)’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특히 어린이 장보기 체험, 온누리상품권 부스 운영 등은 단순한 쇼핑이 아닌 세대 간 소통과 교육, ESG 가치 기반 소비 경험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지역 전통시장이 여가의 무대로 재조명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가치 있는 소비'와 '사회적 연결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체류형 콘텐츠로 전환되는 레저 전략
시장 행사에 있어 ‘할인 판매’와 ‘경품 응모’ 같은 기능은 전통적인 집객 수단이다. 하지만 여기에 ‘가요제’ ‘문화공연’ ‘어린이 체험’이 결합되면서,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엔터테인먼트형 콘텐츠로 전환되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방문’에서 스토리텔링 기반 체험형 관광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한국관광공사(KTO)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의 72%가 ‘현지 주민과의 교류’를 중요시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전통시장 내 상인-고객간 직접 소통 프로그램은 이 니즈를 자연스럽게 충족시키는 고유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특히 시장 골목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와 먹거리, 로컬 스폿은 더 이상 낡은 지리정보가 아닌 콘텐츠 자산의 중심축이다.
디지털과 비디지털의 간극은 체험으로 이어진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단지 오프라인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VR 전통시장 투어, 스마트 온누리 상품권, 온라인 플랫폼 연계 체험예약 시스템 등의 기술이속속 접목되며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과의 결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콘텐츠를 레저 스타트업이 큐레이션하거나 지역 단체가 공식 채널로 내보내게 되면, 타깃 마케팅 기반의 지속가능한 로컬 콘텐츠 상품화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체험+디지털’을 기본 구조로 한 뉴오프라인 모델은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여행업계뿐 아니라 로컬 기반 마켓, 축제, 청년 기업에게도 새로운 수익모델의 접점을 제시한다.
레저는 어떻게 ‘가까운 일상’이 되었는가
이번 부평 전통시장 사례는 ‘이동’이 아닌 ‘거주’ 기반의 레저 콘텐츠로서 지역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신호탄이다. 기능 중심의 유통 공간에서 문화, 오락, 커뮤니티 공간으로의 전환은 레저 소비에서 ‘의미 중심 소비(Intentional Consumption)’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는 확실한 근거가 된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발성 축제가 아니라 정기 콘텐츠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인회·지자체·소상공인 플랫폼 연계를 통한 정책적 가치와 지속 가능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지역 관광 콘텐츠 기획자, 전통시장 운영자, 로컬 스타트업에게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를 제안한다.
- 체험형 레저 콘텐츠는 지역 자원을 '관광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가요제, 바자회, 어린이 체험 등은 단순 이벤트가 아닌 고객 참여형 콘텐츠로 재디자인할 수 있다.
- 전통시장과 연계한 여행패키지나 온라인 콘텐츠 예약 채널은 향후 OTA 협업 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감성 설계와 체험 가치 전달은 전통 인식의 리브랜딩에 큰 역할을 한다.
- 온·오프라인 연계(예: 시장 SNS, VR 투어, 예약 연동 앱)로 체험 콘텐츠를 확장하여 ‘도시형 마이크로 투어리즘’ 시장을 겨냥하라.
전통시장이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자 ‘생활형 여가공간’으로서 재정의될 때, 우리는 더 많은 지역 기반의 레저 콘텐츠를 통해 지속가능한 로컬 경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