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하늘길 개척이 항공 물류에 던지는 질문 – 직항 노선이 바꾸는 화물 운송 전략
2025년 9월,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의 인천-코펜하겐 직항 노선 개설은 여객 중심의 항공사 확장 전략을 넘어, 글로벌 항공 물류 연결망 변화의 분기점이 되었다. 이 항로의 개설은 단순한 도시 간 연결을 넘어 공급망 회복성과 화물 운송 최적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
우리는 "새로운 항로 하나가 실제 산업 공급망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구조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삼성·LG 등 북유럽 현지 공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이 다국적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직항 노선은 한국과 북유럽 간 고부가가치 화물 및 반도체, 바이오 샘플, 정시성이 중요한 항공특송의 새로운 루트 확보를 뜻한다.
코펜하겐 허브의 전략적 가치 – 유럽 내 연결성 확대의 실질 효과
SAS가 코펜하겐 허브를 통해 아시아 노선을 확장했다는 점은 단순한 착륙지를 넘어 물류 허브로서 유럽 동북부 게이트웨이를 개방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코펜하겐은 북유럽 국가 간 철도·항공·연안 해운을 연결하는 멀티모달 물류 중심지로, DHL이나 DB쉥커 등 유럽 물류 기업들이 이미 사전 가공·리패킹 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이번 신규 항로는 한국 제조사의 IT, 헬스케어, 이커머스 수출이 보다 빠르고 예측 가능하게 북유럽 3국(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의 유통채널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특히 코펜하겐발 유럽 주요 도시행 환승 네트워크와 연결되며, 도어 투 도어 라스트마일 이행 시간이 최대 24시간 단축될 수 있다.
A350-900 투입의 의미 – 친환경 항공화물 운송 구조 전환의 서막
SAS가 인천 노선에 최신형 에어버스 A350-900을 투입하기로 한 결정은 단순한 기재 확대가 아닌 탄소배출 최적화와 화물 수익성 간 균형 전략을 반영한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수입 바이어의 62%는 "탄소중립 인증 여부를 공급망 선정 기준으로 반영한다"고 답했다.
A350의 연료효율 향상(기존 대비 약 25%)은 항공 운임 부담을 낮추고, 친환경 운송을 요구하는 유럽 시장의 요구와도 부합한다. 화물칸 용적(volume cargo) 기준 약 20~25톤의 고정 확보는 고부가 IT제품, 의약품, 개별 소비재(특송 중심)의 항공화물 수요 분산에도 기여할 수 있다. ESG 연계 항공물류는 향후 항공사 선택 기준에서 필수적인 지표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역 항공물류 인프라와 정책의 정합성 – 인천허브 강화가 필요한 이유
인천공항은 연간 3백만 톤의 화물 처리량을 기록하며 아시아 최대급 허브 중 하나다. 그러나 노선 집중도가 중국, 일본, 미국 등에 편중되며 서유럽 및 북유럽을 연결하는 공급망 경로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이번 SAS의 신규 취항은 이를 보완하는 기능을 하며,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 항공물류 거점 육성 로드맵’에도 정치적 시너지를 준다. 이러한 직항 노선 증설은 다변화된 물류 전략을 수립하려는 국내 기업에게 "한·EU FTA 활용 확대", "긴급 납기 수출로 분산" 같은 실질적 선택지를 마련해줄 수 있다.
DHL 트렌드 리포트는 “중간허브 경유 없이 직접 연결되는 직항 노선이 항공 공급망의 회복성과 유연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특정 지역 수출입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직항 네트워크가 확보된 지역을 중심으로 물류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
현업 물류 전략가를 위한 적용 방안 요약
- SAS 직항 노선 활용 시, 북유럽향 고부가화물(IT, 바이오, 소비재 등) 주요 납기 일정 재조정 필요.
- 코펜하겐 거점 기반 유럽 목적지별 LSP(물류 서비스 제공자)와 환승 협력 체계 점검 필요.
- 항공운송 ESG 대응 요구 상승에 따라 A350 같은 친환경 기체 활용 노선에 대한 선호도 확대 검토.
- 항공 운임 변동 리스크 대응 위해, 다계층(도로/항공/철도)의 백업 운송 경로와 리드타임 시뮬레이션 병행.
- 국토부 인천공항 기능 강화 정책과 연계 가능한 물류보조금·항공화물 지원 방식 사전 파악 필요.
직항 노선은 단순한 경로 변화가 아니다. 이는 비용구조, 납기 리스크, ESG 대응, 유통채널 선택까지 전방위적 물류 전략을 재설계하게 하는 전환점이다. 이번 SAS 인천-코펜하겐 항로는 바로 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