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이 아닌 대안이 필요하다 – 디플루페니칸 승인 추진을 통해 본 농업 환경의 위기와 지속 가능한 선택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 농약 등록의 결정이 농부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수확량을 늘려줄 수 있다는 주장 너머에는, 광범위한 생태계와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엄청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새로운 제초제 성분인 디플루페니칸(Diflufenican)의 등록을 제안하고, 이에 대한 공공 의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화학적 농업 방식이 과연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토양과 깨끗한 물을 물려줄 수 있을까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우리는 현재 식량 생산방식이 자연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또한 장기적 생존 가능성이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아래 내용을 통해 우리는 전통 농업 시스템의 한계를 직시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필연성과 시민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실효성보다 우선시해야 할 ‘생태계 영향’
EPA가 밝힌 바에 따르면 디플루페니칸은 콩과 옥수수 재배지에서 잡초 억제를 위한 사전 살포용 제초제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 제초제 성분은 ESA(절멸위기종법)에 따라 생물학적 평가에서 ‘생물종에 해를 미칠 가능성이 있음(Likely to Adversely Affect)’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는 특정 위기종 식물이나 동물들에게 실제적 피해가 예측된다는 의미입니다. 예컨대, 미국 국립어류야생동물국과 EPA 등의 연구에 따르면 광범위 제초제 사용은 꽃가루 매개 곤충의 개체 수를 급감시키고, 해당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농약 남용, 식량 안전보단 퇴적된 독성 문제 유발
비록 EPA는 “인체 건강에 우려되는 위험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제안된 라벨 조건에 따라 사용시'라는 전제 하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기준이 지켜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국제 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농약 안전 기준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토양 유기물 함량이 감소하고, 지하수·지표수 오염이 발생할 확률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짧은 시야로 수확량을 증대시키려다 장기적으로는 토양과 수자원을 회복 불능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지속 가능한 대안 농법, 국제 현장에서의 확산
화학 제초제를 대체하는 다양한 지속 가능한 농법이 이미 국내외에서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는 '통합병해충관리(IPM)'의 일환으로 제초제 사용량을 30% 이상 줄이는 방안을 시행 중이며, 일본·오스트리아 등은 자연농법을 통해 토양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생산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FAO 또한 “과다한 합성 농약 의존은 전 세계 식량 체계의 안전성,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면서 친환경 농업의 국제적 확장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소비자와 지역사회의 역할이 이제 결정적이다
제초제 성분 하나가 등록되었는지 여부는 소비자의 식생활과 무관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밥상의 뿌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인지하는 것이야말로 식량 주권의 시작입니다. 로컬푸드를 선택하고, 유기농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정부의 농약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산업 역시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EPA의 디플루페니칸 등록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닌 윤리적 문제입니다. 식량을 ’어떻게’ 생산하느냐는 단순 생산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공존 방식에 대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한 끼 식사의 선택이 환경을 바꿀 수 있습니다. 로컬푸드 직거래장터 찾기, 유기농 인증 라벨 확인, 생활협동조합 이용, ‘지속 가능한 농업’ 캠페인 서명에 참여하는 가장 일상적이고 강력한 지속 가능한 행동을 오늘부터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
✅ 더 알아보기 위한 자료:
- 다큐멘터리 『푸드, 주식회사(Food, Inc.)』
- 책 『토양의 미래』 (게이브 브라운 저)
- 식량주권운동 관련 단체: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슬로푸드 한국협회
건강한 토양 없이는 건강한 미래도 없습니다. 화학 농약 아닌 지속 가능한 생태농이 우리의 선택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