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의 질을 높이는 변화 – 정제형 약물의 혁신이 가져올 건강한 일상
암 진단은 삶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중대한 순간이다. 진단 이후의 시간은 단지 치료가 아니라, ‘어떻게 일상을 다시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된다. 이 관점에서 보았을 때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승인한 항암제 브루킨사(자누브루티닙)의 정제형 제형 전환은 단순한 신약 발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변화는 기존 캡슐형 대비 복약 편의성, 일상 복귀 가능성, 정서적 부담 경감 등을 고려한 환자 중심 접근의 대표사례라 할 수 있다.
정제가 바꾸는 복약의 일상성
현재 BTK(Bruton’s Tyrosine Kinase) 억제제 중 가장 광범위한 적응증을 가진 브루킨사는 악성 B세포 관련 암 치료제로 75개국 이상에서 승인되어 있으며, 약 20만 명이 사용 중이다. 새롭게 개발된 정제형은 하루 네 알을 복용해야 했던 기존에서 두 알로 줄어 복약 부담을 절반 가까이 경감했다. 여기에 정제가 작고 필름 코팅되어 캡슐 보다 삼키기 쉬워졌다는 점이 환자의 순응도를 높인다.
‘약을 꾸준히 복용한다’는 행위는 단순한 규칙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다. 구토, 식욕 감퇴, 연하곤란 등은 항암 치료 중 흔한 증상이다. 그런 환자에게 쉽게 삼킬 수 있고, 덜 복잡한 약 복용은 자율성과 존엄성을 회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생활의 독립성을 회복하는 기술
건강관리에서 독립성의 회복은 신체적 회복 못지않게 중요한 목표다. 보다 간편한 처방 제형은 자택 생활 유지, 재직 환자의 업무 지속, 원격 진료 활용 등 다양한 생활 기반 치료 방식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는 단시간의 입원 치료 이후에도 ‘삶을 이어간다’는 건강의 넓은 개념에 부합한다.
또한 정제형은 1일 1회 또는 2회 유연한 복용이 가능하고, 안정적인 혈중 농도가 유지되면서 부작용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는 특히 고령자나 다약제 복용 환자에게 더욱 유리하며, 복잡한 약 복용 관리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암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접근성과 지속가능성
세계보건기구는 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치료 접근성 향상’과 ‘복약 지속성 지원’을 강조한다. 브루킨사 정제형의 출시는 정확히 이 두 지점을 겨냥한다. 단순한 약의 형태 개선이 아닌, 치료 동반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적 진화인 셈이다.
BeOne Medicines는 개발 초기부터 약물의 체내 흡수율, 반감기, 선택성을 최적화해 다른 1세대 BTK 억제제보다 우수한 PFS(무진행 생존기간) 결과를 도출했다. 이는 부작용 관리와 장기 사용 가능성에서도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를 제공하며 암 생존 관리를 장기적인 ‘생활 조건’으로 바라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건강을 위한 작은 실천
치료와 일상의 균형을 꾀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뿐 아니라 실천이다. 건강 앱에 ‘약 복용 알림’을 설정하거나, 자신의 컨디션을 매일 기록하면서 불편 사항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치료 지속성과 삶의 질 관리가 가능하다.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복약 Self-Check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 오늘 약을 시간에 맞춰 복용했나요?
- 약 복용 후 불편한 증상은 없었나요?
- 약 복용으로 생활 리듬에 방해를 받았다고 느껴졌나요?
이 질문 3가지를 하루에 한 번씩 점검하는 습관은 단순한 약 복용을 넘어서 스스로의 건강을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건강은 전문의의 처치만이 아닌, 나와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방식이다. 정제 하나의 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얼마나 편하게 바꿀 수 있는지를 안다면, 우리는 이제 치료뿐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건강관리’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