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의 웹3 진입 – 일본 SMBC니코와 해시드벤처스가 여는 아시아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미래
블록체인과 웹3.0 기술이 점차 금융시장의 구조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적 전통 금융기관인 SMBC닛코 증권이 한국의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 해시드벤처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아시아 디지털 금융 전환의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바로 ‘금융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전통 금융기관이 자신의 생존 전략을 다시 쓰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금융 보수주의를 흔든 투자 결정
SMBC닛코 증권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일본 증권업의 핵심기관이다. 그 보수적인 투자 DNA를 고려할 때, 이번 해시드벤처스 투자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자본시장은 디지털 전환에 있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이 변화는 웹3·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제도 정비 및 실용적 활용 기반이 아시아 전역에서 본격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SMBC 계열사 내 신사업 조직인 ‘닛코 오픈 이노베이션 랩(NOIL)’이 주도한 본 투자는, 일본 내부에서도 전통금융과 기술금융의 접점에서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웹3 펀드’에 대한 실제 자금 유입과 투자 신뢰
이번 투자가 이뤄진 대상은 해시드의 세 번째 조성 펀드인 ‘해시드 벤처펀드 III’다. 이 펀드는 단순히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을 넘어서 NFT, 메타버스, AI 등 미래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반에 투자하는 구조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일본의 금융기관이 해당 펀드에 참여함으로써, 소극적이던 전통 자금이 웹3 분야에 [실제적으로 유입]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기관투자자 참여’가 웹3 산업 생태계 활성화의 핵심 지표라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금융 분석기관 BCG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 내 글로벌 디지털 자산 관련 펀드의 15% 이상이 기관투자 유치를 통해 조성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금융 생태계의 인프라 주도권이 IT 기업에서 다시 금융사로 옮겨가는 중간 단계일 수도 있다.
기술과 제도, 그리고 투자 심리의 교차로
2024년부터 일본은 웹3 관련 법률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NFT 과세 기준, 디지털 자산 거래소의 라이선스 요건 등이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투자에 대한 리스크 프레임도 명확해지고 있다. 이는 투자자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일본 내 고액자산가 및 기관의 관심도를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 SMBC 외에도 일본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교육 프로그램,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진행하며 웹3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과 수요 사이의 간극이 빠르게 좁혀지는 실질적 전환이 진행 중일 수 있다.
해시드가 강조한 “아시아 전역에서의 웹3 협력”도 결국 규제 친화성과 자금 흐름의 유연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포지셔닝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홍콩, 한국, 일본은 각각 독립적인 규제체계를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 생태계 주도권을 놓고 각축 중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투자자의 관점과 금융조직의 전략
이런 시장의 흐름은 우리의 자산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웹3·디지털 자산이 아직 초기이자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렇기에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의 신뢰 가능한 파트너십’이 바로 장기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전통 금융권이 본격 참여하면서 웹3 영역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제도권 내부로의 이행 단계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금융기관이나 투자기관 입장에선 관련 펀드 참여 혹은 전략적 협업 모델을 고려할 시점이다. 경직된 금융 규제가 대체 자산 참여의 장벽이었던 시절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 맞춤형 서비스, 투자심사 기준 개발,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인프라 구축 등의 금융기술 개발이 투자 전략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SMBC닛코와 해시드벤처스의 협업은 단순한 펀드레이징 이상의 구조적 의미를 지닌다. 전통 금융과 미래 기술의 융합이 본격적으로 아시아 자본시장에서 상호 보완적 동반자 관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디지털 자산 관련 투자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 전환의 주도권을 선점할 전략적 수단으로서 의미를 가질 것이다.
금융 소비자와 투자자는 지금, 단기 수익률이 아닌 기술 흐름과 금융 구조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속 가능한 시스템 투자’를 고민할 때다. 전통 플랫폼에 국한된 자산 관리가 아니라, 다가오는 웹3 시대 속에서 정보, 참여, 제휴를 겨눈 복합적이고 전략적인 자산 운용 프레임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