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농업 연구 지원 중단 위기? – 농민이 말하는 현장 중심 농업 혁신의 필요성과 우리의 역할❞
우리가 매일 식탁에 올리는 음식, 그 생산 과정은 과연 지속 가능할까요? 기후위기와 농촌 인구 감소, 토양 오염과 수자원 고갈 등 복합적 문제에 맞서려면 단순한 기술 개선을 넘는 구조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농민들은 지금 이 문제를 실천적으로 풀기 위해 연구하고 교육하는 '현장 중심 농업 연구 프로그램(SARE: Sustainable Agriculture Research and Education)'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의 500명 이상의 농부들이 USDA(미국 농무부)에 서한을 보내 SARE 프로그램의 즉각적인 자금 배정을 촉구한 사건은, 오늘날 농업이 처한 지속 가능성의 심각한 위기를 상징합니다. 이 글은 SARE의 사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이 왜 중요한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성찰하고자 합니다.
■ 농민이 주도하는 연구가 필요한 이유
현대의 농업 연구는 대개 대규모 산업 농업에 기반한 기술 중심의 모델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SARE는 지난 35년 동안 9,000개 이상의 농민 주도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실제 농장과 특정 지역의 지형과 기후 조건에 맞는 지속 가능한 대안을 실험해왔습니다. 미국 농민 Bill Pluecker는 “연구자가 아닌 농민이 주도할 때 우리는 진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지역의 토양 특성, 수분 공급 방식, 생물다양성 등을 반영한 연구는 일반화된 기술보다 환경 부담이 적고, 회복탄력적인 농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 탄소 감축?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온실가스의 약 24%는 농업과 토지이용 변화에서 발생합니다.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친환경 캠페인을 넘어, 실제로 농민이 실험하고 검증한 지속 가능한 농업 기법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예컨대 미국 미주리주의 Katie Nixon는 SARE의 지원으로 식품 안전 시스템을 개선하고, 지역 직거래 브랜드를 개발하였으며, 코로나 위기 시 농가가 유연하게 판로를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는 농업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적응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실질적 예시입니다.
■ 로컬푸드와 지역경제의 선순환
SARE와 같은 프로그램은 단순히 농법 개선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역 농부들 간 지식이 공유되며, 지역 내 먹거리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합니다. 이는 연료 소비와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도시와 농촌 간 경제적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오리건주의 한 농민은 “SARE 덕분에 소규모 반건조 기후에서 채소 연구를 시작했고, 실제 판로 확보와 공동체 교육까지 연결되었다”고 전합니다. 이러한 방식의 연구는 대기업 농업 중심의 수출 구조가 아닌, 지역 중심의 식량 주권 모델을 가능하게 합니다.
■ 생물다양성과 식량 다변화: 생존을 위한 조건
미국 오하이오주의 Badger Johnson는 SARE 지원을 받아 중국밤나무 밭에서 북미산 야생 버섯 보르투스(Boletus variipes)를 재배하려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상업성과 생물다양성 보전, invasive species(외래종) 도입을 피하고 토착 생태계와 공존하는 스마트한 지속가능 농업의 사례입니다. 한 농민의 실험이 국가적 혹은 대륙 간 차원의 생물다양성과 식량 안보를 아우르는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 연구도 공공재다: 농업 연구예산 확보의 필요성
SARE 프로그램은 연방정부가 유일하게 운영하는 "농민이 주도하는 농업 연구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올해 재정 배정이 지연돼 수많은 연구 프로젝트의 진행이 위태로워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농민의 불편만이 아닌, 국가 식량 시스템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신호입니다. National Sustainable Agriculture Coalition(NSAC)의 마이크 라벤더 정책국장은 “지속 가능한 농업 수요는 공급보다 훨씬 높다”며, 지속 가능성을 위한 연구 투자 확대의 시급성을 강조합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 책임입니다. 첫째, 로컬푸드와 유기농 인증 식품을 선택하세요. 둘째, 정부의 친환경 농업 예산 확대 요구에 목소리를 높이고 시민 청원을 지지하세요. 셋째, 지속 가능한 농업 사례를 알리는 자료(다큐멘터리 <푸드, 주식회사>, 책 『침묵의 봄』 등)를 공유하고 배우며 공동체 내 변화를 유도하세요. 그리고 누구보다 삶의 현장에서 자연과 싸우며 해답을 찾고 있는 농민들의 이야기—그 연구와 실천—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그것이 우리가 건강한 먹거리를 지속가능하게 지키는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