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가 여행이 되는 시대 – ‘엄마는 시코쿠’가 말하는 치유형 레저 콘텐츠의 가치”
지금의 여가는 과연 무엇일까요? 단순한 쉼을 넘어,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과 연결되며 삶의 방향을 재정비하는 깊은 경험이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의미 중심의 여행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장되었으며, 이른바 ‘치유형 레저’가 새로운 시장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황금시간 출판사의 신간 『엄마는 시코쿠』는 이러한 트렌드를 한 권의 책 속에 그대로 담아낸 콘텐츠 사례로 주목할 만합니다.
⛰ ‘여정의 기록’에서 ‘삶의 방식’으로 확장된 여행 콘텐츠
『엄마는 시코쿠』는 작가 원대한이 어머니와 함께 일본 4개 현(도쿠시마, 고치, 에히메, 카가와)의 88개 사찰을 잇는 1,200km의 불교 순례길을 걸으며 기록한 여행 에세이입니다. 핵심은 그 여정의 거리보다, ‘누구와’, 그리고 ‘어떻게’ 걸었는가에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관광지 소개가 아니라, 삶을 성찰하며 타인과 관계 맺는 존재로서의 ‘나’를 확인하는 체험 콘텐츠로 진화된 레저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이제 여행 소비자는 시각적 피사체보다 시간과 맥락의 깊이를 추구하며, 여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감정을 재정렬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심리적 흐름은 ‘단절-치유-회복’의 트리거로 작용하며, “걷기 여행”, “순례길”, “로컬 정서와의 접촉” 같은 키워드와 궁합을 이룹니다. 이는 단지 독서 콘텐츠의 요소를 넘어서, 지역 관광자원의 리브랜딩과 관광 인프라 재편의 기회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체험형 콘텐츠가 주는 ‘공간+시간 융합’ 가치
시코쿠 순례길은 쇼핑이나 놀이 중심 관광지와 달리 ‘길’과 ‘절’, ‘만남’으로 구성된 감성형 공간입니다. 지역 주민이 순례자에게 음료나 과일을 건네는 ‘오셋타이 문화’는 물리적 거리감을 허물며 인간적 교감을 촉진합니다. 이처럼 지역성이 스토리와 결합된 경험형 콘텐츠는 체류시간 연장, 소비전환, 지역 브랜딩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자산이 됩니다.
특히 도보 순례형 레저는 기후, 계절, 공간 경험의 변화가 콘텐츠 스토리텔링의 핵심 자산이 됨을 입증하며, 이는 워케이션, 장기체류 여행자, 중장년 세대 마음여행 콘텐츠 개발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 출판-여행 산업 간 융합 모델과 마이크로 관광의 시사점
이번 신간과 지난 작품 『엄마는 산티아고』의 연속 출간은 ‘엄마와 함께하는 순례 시리즈’라는 형식으로 인식되며, 장기적인 팬덤 콘텐츠로의 확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88사찰 순례 지도’ 증정 이벤트나 ‘종이 북커버 부록’ 등은 감성적 소장 가치를 더하며,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여가 마케팅의 모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실제 걸었던 사람’의 이야기, 일러스트와 사진을 함께 담은 다중 감각형 콘텐츠는 독자가 붙들고 싶은 속도감의 콘텐츠를 추구하게 되는 최근 소비자의 성향과도 일치합니다. 이는 북카페, 로컬 체험센터,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과의 협업 모델 기획에도 응용이 가능합니다.
🌍 글로벌 시장과의 연결성 – ‘Meaningful Walking’의 확장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일본의 시코쿠까지 이어진 이 여정은 전통 종교 문화 콘텐츠가 현대인의 감성적 니즈와 접목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Meaningful Walking’ 및 ‘Purpose Tour’는 이미 유럽에서 월 5만 명 이상이 찾는 매출 잠재력이 검증된 관광 포맷이며, 시코쿠 길 역시 연 15~20만 명 규모의 순례객이 도는 일본 내 대표적인 레저 자산입니다.
한국 내에서도 강릉 바우길,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을 중심으로 웰니스-걷기-문학 여행 융합 콘텐츠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런 글로벌 사례 접목은 지역 관광 사업자 및 콘텐츠 기획자에게 현실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 정리 및 제안: 감성 중심 여정형 콘텐츠가 레저 산업의 미래다
‘엄마는 시코쿠’는 단순한 에세이 이상의 콘텐츠 혁신 사례입니다. 핵심은 소비자가 ‘실제 경험’을 살아보려는 욕망을 반영한 기획과 깊이 있는 감성 유통 전략입니다.
☑️ 레저 콘텐츠 기획자에게: ‘의미 있는 느린 여행’ 테마 콘텐츠를 기획하세요. 순례길, 가족 동행, 계절 변화 등을 테마로 한 중장기 체류형 프로그램이 답입니다.
☑️ 지역 관광 사업자에게: 로컬의 정서를 담은 공간, 사람, 관습을 콘텐츠로 구성하고 ‘지도+스토리’ 형태로 확장 콘텐츠를 개발하세요.
☑️ 여행 스타트업에게: 책, 도보 여행, 디지털 맵 콘텐츠를 통합한 앱 기반 셀프 가이드 투어 커머스 개발 가능성을 주목하세요.
앞으로의 레저는 ‘출발해서 돌아오는 길’이 아니라, 길 위에서 사람과 관계와 나를 발견하는 인생의 여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 어떻게 산업적 가치를 심을 것인가에 시장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