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뇌질환의 새로운 전환점 – 희귀병 치료의 미래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
우리는 ‘건강’ 이란 말을 흔히 다루지만, 그 밑에 숨겨진 질병 중에는 일상적 치료의 범주를 넘는 존재들이 있다. 헌터증후군, 그중에서도 중추신경계에까지 손상을 입히는 중증형은 대표적인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우리 몸의 세포 쓰레기를 분해하는 리소좀 효소가 결핍되어 다양한 장기 손상과 인지기능 퇴행을 일으키며, 주로 어린이에게 발현되는 이 질환은 치료가 어렵고 진행이 빠르다. 최근 발표된 헌터라제ICV는 이 치명적인 질환에 대한 치료법에 전환점을 가져다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뇌에 도달하는 약물, 이젠 실현 가능한 치료 전략
뇌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기 위해 '뇌혈관 장벽(BBB)'이라는 강력한 방어막을 지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약물 치료에 큰 장벽이 된다. 기존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정맥으로 주입하더라도 중추신경계까지 도달하지 못해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한 '헌터라제ICV'는 환자 두개 내 뇌실에 직접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BBB를 우회하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 실제 일본 임상에서는 중추신경 손상의 원인으로 알려진 ‘헤파란 황산’ 수치가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인지기능 저하가 억제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는 약물 전달 패러다임의 전환일 뿐 아니라, 소아 신경퇴행성질환의 조기 개입 가능성을 열어주는 희망의 신호이기도 하다.
희귀질환,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
헌터증후군은 10만 명 중 1명꼴로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나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도 될까? 그렇지 않다. 질병의 희소성은 사회적 무관심으로 이어지기 쉽지만, 그것이 가족이거나 우리 아이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은 다르다. 또한 희귀질환 치료기술은 면역 질환, 신경계 질환 등 다른 분야에도 접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체 의료체계 발전과 직결된다.
그리고 게놈 편집, 인공지능 기반 진단 도구, 정밀의료 플랫폼 등이 활발히 연구되는 지금, 환자의 수가 적더라도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희귀질환 예방은 가능한가?
헌터증후군과 같이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병에는 '생활습관으로 예방’이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조기 발견’과 ‘질병 부담을 최소화하는 환경 조성’을 통해 확연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 출산 전 유전자 검사 또는 가족력에 대한 상담
- 아이가 느린 언어 발달, 운동 지연, 호흡 문제를 겪는다면 즉시 소아신경과 검진
- 국가의 희귀질환 등록 및 환자 지원 제도(보건복지부 희귀질환센터)를 활용한 정기 추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 회복력을 키우는 가족 기반 치료도 중요하다. 희귀질환을 앓는 아이는 감정조절과 사회성 발달에서 어려움을 겪기 쉬운 만큼, 부모의 스트레스 해소와 양육 코칭도 병행되어야 한다.
기술이 건강을 가르쳐주는 시대, 우리 일상에서의 실천
국내 식약처 승인 절차가 진행되며 헌터라제ICV가 일상의 적용 가능한 치료제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우리는 보다 넓은 관점의 예방 중심 건강 문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 희귀병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책임 영역으로 진화하려면, 건강정보 중심 라이프스타일과 디지털 헬스 앱의 적극 활용이 권장된다.
- 유전자 정보 기반 건강관리 앱의 활용
- 뇌 건강과 인지기능 조기 점검을 위한 모바일 테스트 도구
- 평소 이상 증상을 기록하고 전문의와 공유할 수 있는 건강 다이어리 앱
매일 할 수 있는 실천은 작지만, 미래를 바꾸는 가장 밀도 높은 전략이다. 오늘 하루, 뇌 건강을 위한 10분 명상이나 두뇌 자극 퍼즐부터 시작해보자. 이는 단지 습관이 아닌 ‘건강을 지켜내는 지능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