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 도시 속 지속 가능성의 미학 — 'MK 하우스'가 제시하는 작지만 강력한 친환경 도시 주거 해답
도시는 점점 더 복잡하고 밀집되어갑니다. 특히 하노이와 같은 아시아 대도시는 도시 팽창과 인프라 부족 문제로 인해 ‘생활 환경으로서의 집’의 기능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삶은 폐쇄되어가고, 공동체는 해체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생활하는 이 공간, 정말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설계되어 있는지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이런 도시적 딜레마 속, 소규모 주택 MK 하우스는 전통과 혁신, 그리고 환경적 감수성을 결합하여 작지만 강력한 건축적 대안을 제시합니다. 대지 4m × 11m라는 극도로 협소한 도시 주거지에 지어진 이 집은 단순히 ‘살 수 있는 공간’을 넘어서, 어떻게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재해석할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개방성을 통한 공동체 재구성
도시 주거는 대체로 외부 소음을 차단하며 내부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자 닫힌 구조로 변모해왔습니다. 그러나 MK 하우스는 오히려 이러한 트렌드에 반기를 듭니다. 벽 대신 열린 가벽과 투과성 있는 구조를 강조하여 시각적·감성적 연결을 강화하고, 채광과 자연 환기를 극대화하는 설계는 단절된 가족 간의 소통을 복원합니다. 이는 단지 미적 개념을 넘어서 건강한 생활 리듬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기능합니다.
적은 면적 속에서도 ‘풍요로움’을 설계하다
4미터라는 제한된 폭은 일반적으로 공간 구성에 큰 제약이 되지만, Atelier 12는 이를 극복하는 대신 활용했습니다. 투명 플랫폼과 공중 계단을 결합해 수직 동선을 하나의 '자연 동선'으로 연결한 점은 동선 효율뿐 아니라 빛과 공기를 자연스럽게 순환시키는 수직 생태적 통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도시형 패시브 하우스를 지향하는 전략으로,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며 거주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냅니다.
전통에서 찾은 기후 적응형 디자인 언어
전면부에 설치된 얇은 강철 스트립은 단순한 차양이 아닙니다. 이는 전통 베트남 건축 요소인 ‘liếp tre’(대나무 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패사드로, 폐쇄성과 개방성의 균형을 유지하며 길거리와 거주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듭니다. 이중 외피 시스템과도 유사한 역할을 하며 태양열 차단 효과와 계절별 미세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전통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기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인 솔루션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도심 속 '느림'과 '정적'을 담아낸 감성적 지속 가능성
MK 하우스의 핵심 가치는 시각적인 풍요가 아니라 ‘충분한 삶’이라는 철학에서 출발합니다. 간결한 자재 사용, 내부의 나무 질감, 빛과 바람의 흐름은 거주자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며 비물질적 에코 디자인 요소로 기능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집은 거주자의 ‘기억’과 ‘문화’를 설계에 녹여 지속 가능성을 단지 환경 차원이 아닌 삶의 태도 차원에서 해석합니다.
지속 가능한 소형 주거의 모델을 위한 제언
MK 하우스는 단지 도시 내의 작은 주택 사례가 아니라, 기후 위기 시대에 적절한 도시 주거 디자인 해법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사례입니다. 우리는 이 사례를 통해 아래와 같은 지속 가능한 건축과 도시 행동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 일상 속 실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 예를 들어 자연 채광과 환기를 고려한 가구 배치나 창 구조를 선택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 지역 프로젝트 참여: 우리 동네 공공 공간 혹은 낙후된 골목길 정비 프로젝트에 작은 의견을 보태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제품 소비: 환경 인증을 받은 자재, 절전형 조명기구 등을 선택함으로써 소비자 역할 속에서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 정보 확장 & 교류: 건축·도시 관련 환경 포럼, 전시, 시민 디자인 워크숍에 참여하며 생각을 확장해보세요.
‘좋은 건축’이란 거창한 상징이나 화려한 외관이 아니라, 내부에서 삶과 환경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구조를 뜻합니다. MK 하우스는 그 조화의 언어를 작고 세밀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들려줍니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공간은, 과연 당신의 삶과 지구의 미래에 정직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