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N 기술이 바꾸는 물류 커넥티비티 – 5G 비지상파 네트워크의 전략적 활용 방안
물류 분야에서의 연결성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다. 특히 운송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커버리지가 제한적인 지역, 재난·비상 상황 또는 해상·항공 물류에서 통신 단절은 공급망의 중단으로 이어진다. 최근 5GAA 회의에서 안리쓰(Anritsu)가 BMW, 도이치텔레콤, 비아샛 등과 협력해 선보인 비지상파 네트워크(NTN, Non-Terrestrial Network) 기반 기술 시연은 이런 연결성의 사각지대를 해결할 다음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례를 통해 물류·운송 기업은 미래의 통신 인프라를 어떻게 준비하고 전략화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중 기반 네트워크 시대, 물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전통적인 물류 IT 인프라는 지상 네트워크(terrestrial network)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그러나 도로 외 교통망(예: 해상, 오지 지역 운송, 항공 물류)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통신 두절 상황에는 비교적 취약하다. 이번 안리쓰의 시연에서 검증된 3GPP Release-17 기반 NTN 기술은 위성, 고고도 플랫폼, 드론 등을 통해 이러한 상황에서도 통신 커버리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주요 응용 사례인 ▲ 지역 위험 경고(Local Hazard Warning) ▲ 긴급 메시지 송신(Emergency Messaging)은 물류 산업에서도 사고 예방 및 실시간 대응에 직접 활용 가능하다.
예로, 도로 위 자율주행 화물 트럭이 산악 지대에서 셀룰러 커버리지를 벗어나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때 위성 기반 NTN이 연결을 유지하며 상황 데이터를 전송한다면, 중앙 관제 센터는 위험 회피를 위한 실시간 명령을 제공할 수 있다. 연결 단절 없는 운영이 곧 공급망 가동률의 핵심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종단 간 KPI 검증이 갖는 의미 – 물류 시스템에 현실 적용 가능성 입증
이번 실증에서 중요한 점은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정량적 KPI(핵심 성과지표)를 기반으로 지연 시간(latency), 신뢰도(reliability) 등의 '물류 실무 친화성'을 검증했다는 것이다. 안리쓰는 측정 분석 장비인 MT1000A와 가상 테스터(Virtual Tester)를 통해 실제 차량과 애플리케이션 서버 간 종단 간(end-to-end) 연결을 구성하고 테스트했다.
이러한 독립적 성능 측정은 물류 컨트롤 타워 및 SCM 관리자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제공한다. 기술의 실현 가능성과 ROI 예측, 검증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DHL, McKinsey 등의 리포트에서도 2025년 이후 커넥티드 물류 인프라에 있어 ‘위성 통신 상시 채널 확보’는 스마트화물 플랫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상파-비지상파 전환 기술: 하이브리드 통신 전략이 미래이다
또 하나의 전략적 이정표는 지상파와 NTN 간의 실시간 하이브리드 전환이다. 이번 실증에서는 큐빅3 및 LG전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Voice over NTN(V-NTN)'과 연동 기능이 테스트됐다. 이는 물류 현장에선 도심-외곽-해상 등 이종 네트워크 간 무중단 통신을 가능케 하는 핵심 전환 기술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해운 물류사의 화물선이 항구에서 지상 5G 커버리지로 실시간 체크인 후, 공해상에서는 위성 기반 NTN으로 원활히 전환되며 선내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중단 없이 운용될 수 있다. 하나의 네트워크만으로는 복잡해진 글로벌 공급망을 감당할 수 없는 지금, 다중 네트워크 병합 전략은 선택이 아닌 전제 조건이다.
실제 적용을 위한 체크리스트 – 물류 조직이 준비해야 할 것들
NTN 기반 인프라 도입을 고려 중인 운송 및 SCM 조직은 다음 전략을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 통신 커버리지 사각지대 분석: 도로/항공/해운 경로에서 지상 네트워크 무효지점을 데이터 기반으로 파악.
- 실시간 위험 경고 메시지 시스템 연동성 점검: 공급망 운용 SaaS 등과의 통합 가능성 사전 테스트.
-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전환 시나리오 설계 및 대응 로직 구현: 지상↔위성 전환 지연 또는 오류 발생 시 Fallback 계획 포함.
- 측정 시스템 및 KPI 기준 정립: 투자 ROI 기반 기술 검증, 정량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 기초 마련.
물류의 경쟁력은 연결 품질에서 시작된다
NTN 기술은 단순한 ‘통신 보완’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를 이어주는 실시간 링크의 생명줄을 보장하는 차세대 인프라다. 스마트 풀필먼트, 자율주행 배송, 재난 대응형 라스트마일 등 현재와 미래의 물류 디지털화 프로젝트는 모두 안정적인 연결성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기술 개발사뿐만 아니라 물류 운영조직도 지금부터 ‘통신 인프라 이해’와 ‘전환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
향후 글로벌 공급망은 상공 1만 미터 위에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 흐름을 누가 빠르게 이해하고 대응하는가에 따라, 미래 물류 경쟁력의 격차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