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온다습한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에어컨 사용 시간이 급격히 증가했다.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된 이들 중에는 콧물, 기침은 물론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증상은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이 지속될 때 흔히 나타나는 냉방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두통이 반복되거나 진통제를 복용해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면 원인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통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한데, 목 통증이나 어깨 결림이 함께 나타난다면 경추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두통은 크게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 두통과 다른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경추성 두통은 목뼈와 주변 조직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이차성 두통이다. 원인을 치료해야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두통과 접근법이 다르다.
경추성 두통은 경추와 주변 근육, 인대가 긴장하거나 후두신경이 압박되면서 발생한다.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습관,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 잘못된 수면 자세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 이후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 늘면서 목 부담이 커져 경추성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주요 증상은 한쪽 뒷머리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두통이다. 통증이 있는 쪽 눈 주변까지 함께 아프거나 시야가 불편해질 수 있으며, 어지럼증이나 이명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목과 어깨가 뻣뻣하고 팔이나 손이 저린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목을 움직이거나 특정 부위를 누를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경추성 두통은 일반적인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진통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으로 진통제에 의존할 경우 약물 과용으로 인한 두통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두통 치료를 위해서는 두통의 원인을 먼저 구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단순히 통증 부위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목의 움직임과 신경학적 증상, 영상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진단한다. 검사 결과 진단 결과 경추 질환이 문제라면 핌스(FIMS) 치료, 도수치료, 프롤로 주사치료, 신경차단술,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핌스(FIMS) 치료는 압박된 근육과 근막, 인대를 자극해 신경 압박을 완화하는 치료법으로 절개나 전신마취 없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시행할 수 있다. 인대와 힘줄의 회복을 돕는 프롤로 주사치료,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신경차단술,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도수치료, 조직 회복을 돕는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목디스크가 원인이라면 돌출된 디스크를 국소적으로 치료하는 고주파 수핵감압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강남 마디힐신경외과 이승준 원장은 “경추성 두통은 단순한 두통으로 생각해 진통제만 복용하며 버티는 경우가 많은데, 원인이 되는 경추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될 수 있다”며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한 뒤 환자 상태에 맞는 다양한 비수술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치료만 반복하기보다 환자의 증상과 원인에 맞춰 적절한 치료를 조합하는 것”이라며 “통증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추 기능을 회복해야 재발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고 전했다.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평소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줄이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오래 사용할 경우에는 30분 정도마다 목과 어깨를 가볍게 스트레칭해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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