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공 복강경 수술, 고령·만성질환 있는 맹장염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 주의점은?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외과 원장 김기석

직장인 유 모 씨(32세, 여성)는 얼마 전 새벽, 갑작스러운 오른쪽 아랫배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급성 맹장염 진단을 받았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났지만 그보다 유 씨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 것은 따로 있었다. 복강경 수술을 하더라도 배에 여러 개의 상처가 남는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 때 입을 수영복과 평소 즐겨 입는 크롭티를 생각하니 수술 직전까지도 흉터 걱정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당뇨와 고혈압을 수년째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 최 모 씨(74세) 역시 최근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맹장염 확진을 받았다. 최 씨와 가족들은 질환 자체보다도 고령의 나이에 만성질환까지 있는 상태에서 전신마취와 수술 과정을 몸이 버텨낼 수 있을지, 수술 후 통증과 긴 회복 기간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깊은 시름에 잠겼다.

과거에는 이처럼 수술을 앞두고 ‘안전하게 질병을 치료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현대 외과 수술은 환자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되, 환자가 느낄 통증을 줄이고 수술 후 삶의 질과 심미적인 만족도까지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배를 크게 가르던 개복수술의 시대를 지나 작은 구멍 몇 개로 수술하던 복강경을 넘어 하나의 구멍만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 등장했다.

▲ 배꼽 부위 1.5cm 내외 미세 절개로 흉터 부담 줄여
흔히 맹장염이라 부르는 질환의 정확한 의학 명칭은 ‘충수염’이다. 맹장 끝에 붙은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응급 외과 질환으로 신속한 수술적 절제가 필수다. 기존의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은 배에 3~5군데의 구멍을 뚫어 카메라와 기구를 삽입하는 ‘다공 복강경’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반면, 본원에서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오직 배꼽 부위 딱 한 곳에만 약 1.5cm 내외의 작은 절개창을 내어 진행한다.

이 방식은 수술 후 환자가 체감하는 효과와 실질적인 이점에서 우위를 가지게 된다. 우선 절개창이 배꼽 주름 안으로 가려지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고 나면 육안으로는 수술 자국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앞선 사례의 유 씨처럼 미용에 민감한 젊은 층이나 여성 환자들에게 적합한 이유다.

뿐만 아니라 통증을 느끼는 피부와 근육의 손상이 단 한 곳으로 최소화되었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확연하게 적다. 출혈량이 적고 신체적 부담이 낮다 보니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빨라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들의 일상 복귀를 앞당겨 준다. 무엇보다 이러한 특징은 앞선 사례의 최 씨처럼 수술 피로도를 견디기 힘든 고령의 환자나, 면역력 및 회복력이 떨어지는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에게 수술 부담을 낮춰준다.

▲ 단일공 복강경 수술 안전성 위해서는 의료진 숙련도 고려해야
단 하나의 구멍으로 복잡한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된 것은 의사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첨단 다관절 기구와 특수 카메라 덕분이다. 사람의 손목처럼 복강 내에서 자유롭게 꺾이는 첨단 장비를 활용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으며, 현재는 맹장 수술뿐만 아니라 담낭절제술, 탈장, 대장암 등 다양한 외과 수술 영역으로 확대됐다. 현재까지 집도한 3천례 이상의 임상 경험을 통해 첨단 외과적 수술 기법의 집약체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구를 넣는 공간이 굉장히 좁아 고난도 수술로 꼽히는데도 일반 복강경 수술과 의료수가가 동일하다 보니 의사의 피나는 노력과 고도의 숙련도, 사명감이 없다면 쉽게 고집하기 어려운 수술법이다.

기본적으로 전신마취 하에 진행되는 만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특수 기구를 다루면서 좁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절제와 봉합을 마치려면 수많은 수술 경험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수술과 안전한 회복을 바란다면 반드시 해당 수술에 대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갖춘 외과 전문의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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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웍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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