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장의사 박용선의 ‘잊혀질 권리’] 최근 국내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의 고객정보로 추정되는 데이터가 다크웹 거래 사이트에 판매 매물로 올라왔다. 해당 기업은 자사 데이터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이번 사건으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크웹에서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거래 대상으로 거론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개인정보가 다크웹(Dark Web)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사고팔리는 상품이 된 지 오래다. 다크웹은 일반 검색엔진으로는 접속할 수 없는 비공개 네트워크를 말한다. 익명성이 강한 특성을 악용해 개인정보와 계정 정보, 금융정보, 악성 프로그램 등이 거래되는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정보의 거래 방식도 과거보다 훨씬 고도화되는 추세다.

예전에는 이름이나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정도가 유출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문 내역과 배송지, 환불 기록, 포인트 사용 이력, 마케팅 정보 등 개인의 상세한 소비 패턴까지 거래 대상으로 포착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상 정보를 넘어, 개인의 생활 방식과 관심사까지 추정할 수 있는 위험한 자료가 된다.
개인의 사적인 정보는 또 다른 범죄의 출발점이 된다. 범죄 조직은 피해자의 실제 주문 내역이나 배송 정보를 꿰뚫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문자, 계정 탈취, 명의도용 등 더욱 정교한 범죄를 시도한다. 피해자는 실제 이용한 쇼핑몰이나 배송 정보가 그대로 담긴 연락을 받으면 의심을 늦추기 쉽고, 그만큼 피해 가능성도 커진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는 다크웹에서 여러 차례 재판매되거나 다른 범죄 조직으로 넘어가는 일이 흔하다. 한 번 거래가 시작되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끊임없이 재유통되면서 피해가 장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이 스스로 유출 경로를 직접 확인하거나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상에 노출된 개인정보는 블로그와 커뮤니티, SNS, 검색 결과 등 여러 플랫폼으로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으며, 삭제를 요청하더라도 이미 복제된 게시물과 캡처본이 남아 피해가 반복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삭제 범위는 넓어지고 시간과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이럴 때는 디지털 장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디지털 장의사는 인터넷과 SNS, 검색 포털, 커뮤니티 등에 유출된 개인정보와 게시물을 조사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삭제 또는 비노출 조치를 지원한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게시물은 물론 검색 결과 노출, 이미지 썸네일, 해외 플랫폼과 웹하드 등에 퍼진 콘텐츠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며, 삭제 이후에도 재유포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2차 피해를 최소화한다.
개인정보는 한 번 유출되면 되돌리기 어렵지만, 피해를 줄이는 ‘골든타임’은 분명 존재한다. 디지털 환경이 발전할수록 개인정보는 단순한 신상 정보가 아니라 개인의 일상과 자산, 사회적 신뢰를 담은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는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온라인에 남아 있는 흔적을 꾸준히 점검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 자신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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