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무릎이 시리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기 바람이 퇴행성 관절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이미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경우라면 통증을 더욱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무릎 관절염은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노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지만 외상이나 반복적인 관절 사용, 비만, 잘못된 자세 등도 발병에 영향을 준다. 스포츠 손상이나 사고로 연골이 손상된 경우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퇴행성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초기에는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뻐근한 정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줄어 일시적인 피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골 손상이 진행되면 무릎이 붓고 움직일 때 마찰음이 들리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뻣뻣한 느낌이 나타난다. 말기에는 관절 간격이 크게 좁아지고 뼈까지 손상되면서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지속되고 보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일반적으로 진행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구분하며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초기에는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만큼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자연관절을 보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초기에서 중기 단계라면 연골 상태에 따라 조직 재생을 고려한 치료를 적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조직재생주사와 카티스템 줄기세포 치료가 활용된다. 카티스템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연골의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수술 과정에서 손상된 골연골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만든 뒤 줄기세포를 도포해 새로운 연골 조직이 형성되도록 돕는 방식이다.
연골 손상이 비교적 제한적이고 뼈 손실이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 적용한다. 연령보다는 연골 상태와 병변 범위가 치료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최소 절개로 시행돼 출혈과 통증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적기에 시행하면 관절 기능 유지와 연골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연골이 대부분 소실되고 뼈 손실까지 진행된 말기 퇴행성 관절염에서는 줄기세포 치료만으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최근에는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수술 전 환자의 관절 구조를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손상 부위를 세밀하게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계획된 위치에 삽입하는 만큼, 오차가 적다. 절개 범위 역시 줄여 출혈과 통증 부담이 낮아 고령 환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로봇은 어디까지나 수술을 보조하는 장비다. 환자의 관절 상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수술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의료진의 몫이다. 같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의료진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장비만으로 의료기관을 선택하기보다는 풍부한 수술 경험과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본병원 김태원 원장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통증이 심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제한될 수 있다”며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단계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면 자연관절을 보다 오래 보존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기보다 검진을 통해 관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진행 단계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고 적절한 운동과 체중 관리까지 병행해야 관절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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