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니까 안심해도 된다? 갑상선암 수술에 대하여

일민의료재단 대구 세강병원 손기탁 원장

건강검진을 하다가 갑상선에 암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나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 마련이다. 다행히 진행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예후가 좋다는 통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갑상선암은 당장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지켜보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세간의 인식을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하다.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에게 늘 강조하지만 통계는 통계일 뿐 갑상선암 역시 세포 변형으로 생기는 엄연한 ‘악성 종양’이다. 환자의 연령, 암의 위치와 크기,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 여부에 따라 신속하고 정교한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통 갑상선암은 여성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로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지만, 그렇다고 남성이 안심해도 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최근에는 남성 환자의 발생 빈도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상적으로 남성의 갑상선암은 여성에 비해 발견 당시 종양의 크기가 더 크고, 세포의 악성도가 높으며, 주변 피막이나 임파선으로 이미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남성 역시 목에 결절이 만져지거나 이상 증상이 있다면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갑상선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암이 진행되면서 몸이 보내는 명확한 위험 신호들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목 전면부에 딱딱한 혹(결절)이 만져지는 것이다. 이 혹이 최근 몇 달 사이에 갑자기 커졌거나 주변 조직에 고정된 것처럼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 암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암세포가 자라나면서 뒤쪽의 성대 신경을 누르면 특별한 이유 없이 목소리가 쉬고 한 달 이상 회복되지 않으며, 종양이 더 커져 숨길이나 식도를 압박하게 되면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이물감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감지되었다면 즉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모든 갑상선암을 초기라는 이유로 방치해도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크기가 1cm 미만인 미세 유두암이면서 피막 침범이 없고 임파선 전이가 없으며, 종양이 중심부에 안전하게 위치했다면 면밀히 관찰하는 ‘능동적 감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종양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크기가 작더라도 기도, 식도, 성대 신경 근처에 암이 딱 붙어 있다면 지체 없이 수술해야 한다. 목 주변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었거나 진행 속도가 치명적으로 빠른 미분화암·수질암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켜보겠다는 생각으로 수술 시기를 놓치면 암세포가 주변 장기로 깊숙이 침투해 수술 범위가 넓어지고 합병증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구조적 손상 최소화하는 정교한 수술과 절제 범위 선택

갑상선암 수술의 목표는 명확하다. 암세포는 남김없이 완전히 절제하되 주변의 주요 장기와 신경은 상처 하나 없이 완벽하게 보존하는 것이다. 갑상선은 목소리를 조절하는 성대 신경, 체내 칼슘 대사를 돕는 부갑상선, 그리고 숨길인 기도와 식도에 밀착해 있어 수술 시 고도의 정밀함이 요구된다. 특히 갑상선 바로 뒤쪽으로 지나가는 ‘반회후두신경’은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하는데, 수술 과정에서 미세하게라도 손상되면 목소리가 완전히 쉬어버리거나 숨길이 막히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에 수술대 위에서 성대 신경을 시각적으로 정확하게 확인하고 완벽하게 살려내어 본래의 목소리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소리만큼이나 환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기관이 바로 ‘부갑상선’이다. 우리 몸의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아주 작은 기관으로, 만약 수술 중에 이 부갑상선까지 함께 제거되거나 손상을 입어 혈류 공급이 차단되면 손발이 심하게 저리거나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저칼슘혈증’이 발생한다. 육안으로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작고 섬세한 부갑상선을 주변 조직에서 정밀하게 분리해 내고 본래의 혈류를 유지하도록 살려내는 노하우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야 수술 후 불필요한 약물 복용을 줄이고 빠르게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갑상선 수술의 핵심 패러다임은 환자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절제 범위 선택’에 있다. 과거에는 갑상선 전체를 다 떼어내는 전절제술을 흔히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암의 진행 단계, 환자의 연령, 주변 조직 침범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쪽 엽만 제거하는 ‘반절제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반절제술은 남은 한쪽 갑상선이 제 기능을 해주므로 수술 후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정신적·육체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무조건적인 전절제보다 철저한 사전 진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잉 수술을 피하고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범위를 찾는 것이 환자를 위한 올바른 길이다.

▲최소 침습 절개법 통한 미용적 만족과 체계적인 회복 시스템

목은 타인의 시선에 가장 잘 노출되는 부위다 보니, 수술 후 목에 남을 흉터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과 심리적 부담은 대단히 크다. 이러한 마음에 깊이 공감하기에 최신 의료계에서는 미용적인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는 ‘최소 침습 및 맞춤형 절개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목에 자연스럽게 잡혀 있는 피부 주름을 따라 최소한의 범위만 절개하여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정교한 피부 봉합 기술을 결합하면 시간이 흐른 뒤 흉터가 주름 속에 가려져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된다. 여기에 수술 후 체계적인 흉터 레이저 관리를 연계한다면 환자들이 외형적인 변화로 상처받지 않고 한층 더 자신감 있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수술과 미용적 만족은 집도의의 숙련된 손끝 기술뿐만 아니라, 이를 완벽하게 뒷받침하는 병원의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완성된다. 고해상도 초음파 검사와 세포학적 정밀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부터 수술, 그리고 수술 후 사후 관리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원스톱 시스템이 필수적인 이유다. 수술 전 초음파를 통해 암의 크기와 3차원적인 위치, 목 주변 임파선 전이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고 수술대에 올라야 수술 시간을 단축시키고 마취로 인한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수술 후 신속한 호르몬 조절 계획을 세워야 환자가 안정 궤도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

갑상선암이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고 완치율이 좋은 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수술 자체의 난이도가 낮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머리카락처럼 가는 성대 신경과 쌀알만 한 부갑상선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암세포만 싹 걷어내야 하는 고난도의 작업이기에, 집도의의 풍부한 임상 경험과 정밀한 기술이 무엇보다 핵심이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면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거나 혹은 너무 가볍게 여겨 방치하기보다, 내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고 안전하게 수술해 줄 수 있는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암의 확실한 절제는 물론 수술 후 목소리와 일상의 삶의 질까지 온전히 지켜낼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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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웍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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