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떡에 불닭, 마라까지… 맵고 자극적인 맛에 빠진 젊은층 위암·대장암 위험 증가… 내시경 검진 필요

제육볶음과 김치찌개처럼 맵고 자극적인 한식은 오랫동안 한국인의 식탁에서 사랑받아 왔다. 최근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매운 떡볶이와 불닭볶음면, 닭발, 마라탕 등 강렬한 매운맛을 내세운 음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불규칙한 식사 습관과 음주, 스트레스까지 겹치면서 젊은 연령층에서도 속쓰림과 소화불량, 배변 이상 등 다양한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30대 위염·십이지장염 환자는 2020년 약 109만 명에서 2023년 약 113만 명으로 증가했다. 위염이 곧바로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성 위염이 지속되면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등 위암 발생과 관련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여기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질환 역시 젊은층에서 주의가 필요한 문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30대 대장암 환자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사이 3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메디컬센터 연구에서는 한국의 2049세 대장암 발병률이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통계는 대장암이 고령층에만 국한된 질환이 아니며, 젊은 연령층에서도 대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짜고 매운 음식만으로 위암이나 대장암의 발생을 설명할 수는 없다. 음주와 흡연, 비만, 가족력, 감염 및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젊다는 이유로 소화기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속쓰림과 소화불량, 복통이 반복되거나 설사와 변비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위장장애로 넘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은 다양한 소화기 질환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검사다. 위내시경은 위 점막의 염증과 궤양, 종양을 비롯한 이상 병변을 직접 관찰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준다. 대장내시경 역시 대장 내부의 염증과 용종, 종양 등의 병변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검사 중 용종이 발견되면 제거가 가능한 경우 당일 절제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해 병변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내시경 검사는 소화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암검진에서는 위암의 경우 4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며, 대장암은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실시한다. 다만 국가암검진 대상 연령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가족력이 있거나 소화기 증상이 지속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적절한 검사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자신의 연령과 위험요인을 고려해 검진 계획을 세우고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검진기관을 선택할 때는 국가암검진 지정기관인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정한 검진기관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내과전문의가 진료와 내시경 검사를 담당하는지,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의 진료가 가능한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수면내시경과 CO₂ 내시경 등 검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검사 중 발견된 용종을 당일 제거하고 조직검사까지 진행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을 때 추가 검사와 진료, 필요한 치료까지 원활하게 연계할 수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연세보담내과의원 이영주 원장은 “젊은층에서는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배변 이상 등을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고 진료를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증상이 반복되거나 가족력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나이만으로 질환 가능성을 판단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해 필요한 검사와 적절한 진료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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