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2년 안엔 감염, 그 뒤엔 해리가 가장 흔한 원인…시기별 점검 필요
올바른서울병원 조재호 병원장 “통증 양상과 시점이 원인 찾는 첫 단서”

“인공관절은 한 번 넣으면 평생 쓰는 줄 알았어요”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흔히 하는 말이다. 인공관절은 관절염으로 망가진 연골과 뼈 표면을 대신해 통증을 덜어주는 효과적인 치료지만, 몸 안에서 계속 하중을 견디는 구조물인 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수술 후 다시 통증이 나타났다면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아픈지를 살펴보는 것이 원인을 찾는 출발점이 된다.
■ 수술 초기, 붓고 열나면 감염부터 확인
수술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통증이 다시 생겼다면 감염과 관절 불안정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이 시기의 감염은 주로 수술 과정에서 들어온 세균이 원인이다. 수술 부위가 붉게 붓고 열 감이 있거나, 상처에서 진물이 나오거나, 가만히 쉬고 있을 때도 욱신거리는 통증이 이어진다면 지체 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인대의 긴장도가 맞지 않거나 구성품의 위치가 어긋난 경우에는 계단을 내려가거나 방향을 틀 때 무릎이 빠질 듯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오래 쓴 인공관절, ‘첫걸음 통증’ 주의
수술 후 수년이 지나 서서히 통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해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해리는 인공관절과 뼈의 결합이 헐거워지는 현상으로, 오랜 사용으로 생긴 미세한 마모 입자가 주변 뼈를 녹이는 반응(골용해)이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앉았다 일어나 처음 몇 걸음을 뗄 때 특히 아프다가 조금 걸으면 덜해지는 이른바 ‘첫걸음 통증’이 대표적인 신호다. 최근에는 소재가 개선되면서 마모 자체로 재수술하는 비율은 줄었지만,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기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감염도 초기에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수년이 지나도 피부 상처나 요로감염, 치아·잇몸 염증 등 다른 부위의 세균이 혈액을 타고 인공관절에 자리 잡는 ‘혈행성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잘 지내던 관절이 며칠 사이 갑자기 붓고 아파진다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넘어지면서 인공관절 주변 뼈가 부러지는 골절 역시 시기와 관계없이 재수술의 원인이 된다.
같은 통증이라도 수술 후 언제 시작됐는지, 쉴 때도 아픈지 아니면 움직일 때만 아픈지에 따라 의심해야 할 원인이 달라진다. 환자분이 기억하는 통증의 시점과 양상이 영상검사만큼이나 중요한 진단 단서다.
진단은 엑스레이로 인공관절의 위치와 고정 상태, 주변 뼈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하며, 필요하면 CT 등 정밀 영상검사를 더한다. 감염이 의심될 때는 혈액 염증 수치와 함께 관절액을 뽑아 백혈구 수와 균 배양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감염 증상이 나타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인공관절이 뼈에 잘 고정돼 있다면, 인공관절을 그대로 둔 채 염증 조직을 깨끗이 제거하고 일부 부품만 교체한 뒤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법을 먼저 고려할 수 있다. 반면 감염이 오래됐거나 해리가 진행됐다면 헐거워지거나 오염된 인공관절을 빼내고 새것으로 바꾸는 재치환술이 필요하다.
재치환술은 기존 인공관절을 빼내는 과정에서부터 남아 있는 뼈를 최대한 보존해야 하고, 부족해진 뼈를 어떻게 채우고 새 인공관절을 어디에 단단히 고정할지까지 미리 설계해야 하는 수술이다. 감염이 오래된 경우에는 인공관절을 제거하고 항생제 시멘트를 넣어 균을 없앤 뒤 새 인공관절을 넣는 두 단계 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
■ 재수술 막으려면 ‘감염 관리’와 ‘근력’이 핵심
인공관절을 오래 쓰기 위해서는 일상 속 관리도 중요하다. 우선 몸의 다른 부위에 생긴 염증을 가볍게 넘기지 않아야 한다. 피부 상처나 무좀, 방광염 같은 감염은 제때 치료하고, 평소 양치와 정기적인 치과 검진으로 구강 위생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다른 병원에서 시술이나 수술을 받을 때는 인공관절 수술 이력을 알려 의료진이 감염 예방 조치를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체중이 늘면 인공관절이 받는 하중도 함께 커지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허벅지 근육을 꾸준히 단련해 관절을 받쳐주는 힘을 길러야 한다. 고령 환자라면 집 안 문턱이나 미끄러운 욕실 바닥 등 넘어질 위험 요소를 정리해 두는 것도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인공관절 수술은 끝이 아니라 새 관절과 함께 살아가는 관리의 시작이다. 수술한 관절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진다면 그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바로 상담 받는 것이 뼈를 지키고 치료 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올바른서울병원 조재호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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